감천선교교회 채광수 목사
물만골은 도심 한가운데 있는 쉼터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이 세상 담길 곳 없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 만들어진
마을이라는 뜻이기도 하지요.
연산동에서 황령산을 넘어가는 골짜기에 형성된 마을은 요즘 벚꽃이
만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황령산을 가로 지르는 산복도로는 벚꽃 터널 길이라고도 하는데 그곳은 벚꽃으로 장관을 이루는 곳입니다.
어제 저녁에는 물만골에서 콘서트가 있었습니다.
기다림의 평화를 노래하는 “나무엔”의 콘서트입니다.
그의 프로필에는
“저녁 숲속에 스며드는 노래가 있습니다.
나뭇잎 사이로 떨어지는 황혼빛처럼 부드럽게,
때로는 바람결에 흔들리는 풀잎처럼 세차게 그 노래는
평화라는 이름으로 불리웁니다.” 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의 노래를 듣기 위해 일찌감치 물만골에 올라 왔습니다.
영혼이 있는 영주동 시장 김밥으로 저녁을 대신하면서
그의 노래를 듣습니다.
그의 노래는 기다림의 평화, 교감, 그리고 설레임이라는 주제로
전개가 되며, 그렇게 노래를 부르면서 자기 자신을 알린다고 합니다.
그는 노랫말 속에서 고통은 함께 할 때 힘이 있다고 전합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노래를 불렀다면 나는 그에게 평화를 전한 것이다.’
라고 알려 줍니다.
그는 일본에 자주가 작은 마을 교회에서 콘서트를 연다고 합니다.
“저는 그곳에 선교와 전도하러 가지 않고 삶을 이야기 하러 갑니다.”
그곳에 가서 콘서트를 열면 꼭 한명 내지 두 명의 모르는 사람이 찾아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일년후 다시 그곳에 찾아 가면 그분들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노래하며 기다림의 평화를 이야기 하고, 서로 교감하며, 그리고 설레임으로 그분들을 만납니다.”
그리고 콘서트 말미에 이렇게 자신을 소개 합니다.
작은 숲은 계속 이어 져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일본의 오손도손의 문화처럼,
10년 후에도 작은 숲을 이루는 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큰 나무가 아니라 ...
콘서트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여 보았습니다.
선교는 평화를 전하고 삶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그리고 거기서 서로를 교감하며 설레임으로 기다리는 것이다.
1년 후 다시 그곳에 가보면 평화의 노래를 들은 그 모르는 사람들이
교회에 출석하고 있다는 것,
이것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삼성여고와 삼성 중학교 강당에서 한 달에 한 번 100여명의 학생들을 모아 놓고 설교를 합니다.
소란스러운 학생들 틈바구니에서 하나님과 예수님 이야기를 한번이라도
더 전하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평화가 없고 부흥의 욕심만 가득찬 설교처럼 보입니다.
내 설교에 평화가 있는가?
삶의 이야기가 있는가?
그 학생들이 교감하는가?
그리고 다음 달에도 그 학생들의 얼굴이 보이는가?
나의 기다림은 설레임이 없는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는 자각이 듭니다.
부활의 계절!
그분이 던져 주신 평화의 메시지가 설레임으로 기다려 질 수만 있다면
사랑을 전하는 삶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무엔” 처럼 작은 숲에서 오손도손 평화를 이야기하는 부활절이 되었으면 합니다.